허요 작가
허요는 돌을 신비로이 여긴다. 돌은 왜 신비로운가. 그것은 추적할 수 없는 미지의 시간으로부터 있어온 것이며 움직임도 소리도 없기 때문이다. 돌은 다른 언어로 대체할 수 없다. 돌이라는 불규칙한 형태는 하나의 묵직한 언어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존재의 근거를 파악할 수 없는 돌의 침묵에 작가는 불편함을 느끼지만 어느 순간 빠져들고 만다. 그는 돌의 불확실성을 자연스럽게 돌탑에 투영한다. 돌탑은 시간이 빚은 불완전한 조화의 산물이다. 전시에서 작가는 돌탑을 3D로 출력하여 그 모습 그대로를 선보인다. 돌탑에 쌓을 돌을 선택하는 의지와 비의지 그리고 형태에서 드러나는 불안한 안정성을 포착하고 그것을 일상적 존재에 투영하여 삶의 불확실성에 대한 이해의 자세로 나아가는 것이다.
(전시 서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