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Ranhee

일상의 형상, 마음의 균형

 

 

  일상(日常)이라는 단어처럼 삶에 가깝고도 먼 단어가 또 있을까. 매일이라는 마음처럼 가볍고도 무거운 마음이 또 있을까. 하루는 흐르는 매시간 속에 자리하고 있기에 그것을 살아내는 일은 자각할 수도 없을 만큼 너무도 자연스럽게 여겨져서 쉽게 잊게 된다. 그렇기에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을 자각하는 것은 순간의 일이다. 그리고 그때 우리가 깨닫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나의 모양이다. 프로젝티파이의 전시 《일상의 형상, 마음의 균형》은 생활을 가꾸는 모양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집이라는 일상의 풍경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시선으로 하루의 아름다움을 찾고 다듬으며 삶의 균형을 찾아낸다. 색채로 선으로 면으로 두께로 마음의 평형을 담아내는 것이다.

 

  김란희는 일상의 풍경에서 애정을 담은 사물을 화폭에 가져와 담한* 채색으로 한지의 질감을 살려 정갈한 풍경을 그려낸다. 그의 작업은 책가도라는 민화를 접한 것에서 변화를 맞는다. 책가도는 조선시대의 책 그림으로 책장과 서책을 중심으로 하여 각종 문방구와 골동품, 화훼, 기물 등을 그린 그림이다. 아끼는 책과 소망을 담은 아름다운 기물을 담박하게 그려내는 표현법과 삶의 이야기를 함께 더하는 책가도의 의미는 그가 지금 화폭에 담는 정물들과 맥을 같이 한다. 작가의 시선에 닿는 생활의 소소한 사물들이 하나의 주제가 될 때 그의 소박한 일상도 하나의 중심이 된다.